[야구] 동업자정신..

SK, 정말 떳떳하신가요?

  일단, 저는 롯데팬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SK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원래 SK가 스포테인먼트를 기치로 출범했을 당시에는 지지자 였습니다만.. 그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왠지 점점 싫어하게 되더군요. 이러다가 혐오하게 되는 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이번 일로 더욱 그럴 것 같습니다.

  한 투수가 140킬로미터 대의 직구를 던졌고, 타자가 그 공에 얼굴을 맞았습니다.
  그 타자는 들것에 실려서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 타자는 들것에 실려가면서도 투수를 걱정했습니다.

  또, 다른 투수가 110킬로미터 대의 커브를 던졌고, 그 공은 무릅쪽으로 바짝 붙은 공이었지만 맞지는 않았습니다.
  그 타자는 투수에게 격하게 항의하므로써 벤치클리어링 사태를 만들었습니다.

  채병룡 투수의 공이 고의였는지 아니면 정말 손에 빠진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채병룡 투수만 알겠죠.) 그리고, 손에서 공이 빠지는 일은 흔히 있을 수 있습니다. 제구가 나쁘다고해서 몸쪽 승부를 하지 말라는 것도 억지에 가깝죠. 제구력이 나쁜 투수도 몸쪽 승부를 할 수 있고.. 그러다가 타자를 맞출 수도 있습니다. 예, 흔히 있는 일입니다.

  어느분은.. 통계적으로 볼 때 오히려 SK구단 선수들의 제구력은 좋아지고 있고, 사구의 갯수가 줄어들고 있다고도 하시는데.. 갯수가 중요한게 아니라.. 선수생명이 위험한 부위에만 척척.. 잘 맞는.. 그 정황이 문제인 것입니다. 이혜천 투수가 사구비율이 제일 높다고도 썻지만.. 이혜천 투수의 사구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던가요. 정말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통계에 대해서 분석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 자체가 야구의 재미라는 것도 알지만..) 통계가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동시에.. 통계의 맹점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아실텐데.. 이런 상황에서의 그런 분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업무 상, 통계를 많이 만지는데.. 통계라는 건 조건과 정렬작업만으로도 상당부분 분석자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구의 고의성조차도 지엽적인 문제가 되어버린 이번 사태에서의 쟁점은 바로 "동업자 정신"입니다.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를 인생으로 삼은 선수들끼리.. 아니 그게 아니라면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동업자로서 서로 간에 최소한 지켜야할 무엇인가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상호간에 대한 존중과 거기서 기반하는 상대의 안전과 안위에 대한 배려일 것입니다. (야구선수들이 전쟁터에서 만나는 용병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동업자정신에 대한 차이가, 그런 동료로서의 인식에 대한 차이가.. 위의 두 선수가 각자 처한 상황에서의 대처방식의 차이를 부른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서로 간에 기본적인 룰을 지키는 배려는 꼭 상대방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결국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하나의 대비책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서로 간에 부상없이 높은 경기력의 경기를 보여줌으로서 팬들의 사랑이나 관심도 더 끌어낼 수 있는.. 결국 선수들을 위한 파이 자체를 키우는.. 어찌보면 바로 자신을 위한 행위인 것입니다.(비단 야구선수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깝고, 안타깝다가 화가 나기도 합니다. 특히, 제가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겠지요. (예, 저는 한국 남자들 중에 1000명에 한명 꼴로 태어난다는 선천성축구선호유전자결핍증환자이기도 합니다.)

  SK를 보면 감탄을 하게 됩니다. 탄탄히 기본기에 선수들의 파이팅도 넘치죠. 어떻게 훈련 받았기에 어린 선수들조차도 기본기가 탄탄하고 경기를 집중력있게 하나 생각하다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홈구장인 문학경기장도 깔끔하고 시원한 새구장이죠. 거기에다가 화려한 승률이나 스탯을 보다보면 정말.. 하하.. 가끔은 부럽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젠.. SK를 보면.. 하하.. 화가 먼저 나는데요. 어쩌다가 이렇게 된걸까요. SK는 거의 모든 걸 갖춘 것 같습니다. 몇가지만 빼고 말입니다. 그 몇가지 중에 동업자정신이 포함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막말 좀 하겠습니다.
 
  "오늘만 경기하고 말거요? 아님 평생 SK에서만 뛸거요? 다른 팀이랑 트레이드 같은 건 생각안해? 국대가서는 그러고도 한솥밥이 제대로 먹어지더이까? 아니 이젠 국대갈 일이 없어서 그러는거요? 아님 국대도 가기 싫은건가? 그냥 야구하는 기계인 겁니까? 당신들은 당신들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가족이 없습니까? 당신은.. 정말 당신들은 몸에 공을 맞아본 적이 없는거요? 그럴리가 없지 않습니까. 젠장.. 변명을 하기 전에.. 먼저 진심으로 사과를 먼저 하란 말입니다. 치료비 물어 달랄까봐 겁나는 겁니까? 아님 누가 소송이라도 걸까봐 그래요? 아님 가오 떨어질까봐? 좀.. 제발 좀... 남을 조금만 생각하란 말입니다. 부탁입니다."

by 하늘늑대 | 2009/04/25 12:02 | 천랑유희 (天狼遊嬉)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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